Agent Barton's Daily Mission Log


Mission Location : 'The 2nd nest'

Mission Contents : 'Surveillance and Protect'

Mission Target : 'Loki'




2012년 8월 14일.

 로키를 감시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그와 한쪽씩 수갑을 차게 되었다.



2012년 8월 15일

 밤을 틈타 둥지 중 하나에 그를 데리고 왔다. 실드 기지에 그를 수감하기엔 위험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신의 능력을 봉인당하고 지구에 왔다 해도 그의 지략은 에이전트 대부분이 익히 아는 바다. 

 사실 이렇게 될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와 가장 오랜 시간을 같이 있었던 게 나니까.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도 걱정이다. 그를 감당할 수나 있을지. 그러니까 그가 계략을 꾸미더라도 나 혼자 감당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내가 그를 감시하는 게 이치에 맞다.



2012년 8월 16일

 로키와 한 공간에 있으려니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뒤척인 탓에 아침 느지막히 일어났다. 그것도 로키가 깨워서였다. 그러고는 내게 먹을 걸 내놓으라고 말했다. 

 우유를 던져 그에 답했다. 그가 잘 받아낸 것은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냉장고에는 말라비틀어진 식빵 몇 개와 통조림, 우유밖에 없었으므로, 콜슨에게 연락해 식료품을 요청했다. 

 그가 오기 전까진 콘푸로스트와 토스트로 연명해야 할 듯 하다.

 아침부터 그렇게 몇번이나 말씨름을 했는지 모르겠다. 키스하겠다느니, 씻겠다느니, 설레서 잠이 안오냐느니,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하루종일 말다툼을 해서 피곤하다.   



2012년 8월 17일 

 그와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서류를 뒤적거리며 하루를 보냈다. 솔직히 말하면 아침부터 또 말다툼을 했지만 그가 의외로 순순히 말을 듣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는 취소다.

 로키는 갑자기 노트북을 보고 있는 나를 뒤에서 껴안았다. 힘이 부족해서 도저히 떼어낼 수가 없다. 몸부림도 쳐보고 덥다고 불평도 했지만 들은 척도 않는다. 아니, 오히려 말로 나를 침묵시켰다. 내용은 차마 기록할 수 없다. 

 콜슨과 나타샤에게 제발 어떤 임무든 좋으니 보내달라고 했다. 답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을 하는 척 계속 예전에 쓰던 보고서를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쳤다. 이젠 외울 지경이다. 임무장소 부다페스트, 투입에이전트 클린트 바튼과 나타샤 로마노프.

 사실은 알고있다. 나도 이미 경험상으로 알고있다. 빌런인 로키가 내 둥지에 있는 한 정보에 대한 보안 차원에서 내게는 연락도 임무도 더이상 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Fuck off.



2012년 8월 18일

 다행히 콜슨이 일거리를 보내주었다. 별것 아니었지만 중대한 임무인 척 로키를 물리치고 계속 책상 앞에 있었다. 나타샤는 임무 대신 개인회선으로 위로의 말을 남겨주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로키가 자꾸 말을 걸어오는 게 불쌍해서 대답해주었다. 생각에 대한 대화에서 어느새 고양이 이야기로 빠졌다. 고양이라면 한 번 키워보고 싶지. 그런 기분으로 야옹 이라고 했다가 로키의 표정을 보고는 아차 했다. 그래서 다신 하지 않으려고 너나 하라고 했더니 정말 했다. 망할.

 그러더니 그가 갑자기 키…스를 해와서 정말로 당황했다. 밀어내면서 괜한 말을 해버렸다. 목숨의 위협을 받지 않는 한 그를 공격할 수 없다든가, 하는, 빌어먹을. 너무 당황했던 게 틀림없다. 잠이나 자라고 바닥으로 떠밀어 버렸다.



2012년 8월 19일

 언제 내 통신기를 가져갔는지, 콜슨과 옥신각신하고 있길래 인상을 한껏 쓰며 그를 막았다. 

 콜슨. 그가 정말로 죽은 줄 알았었다. 더욱이 내가… 정상이 아니었을 때, 그 때였기에 더욱 죄책감이 들었었다. 나타샤 덕분에 인지구조를 바로잡긴 했지만, 만약에, 그 때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면 나는 얼마나 더 많은 에이전트들을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보냈을까. 심지어 콜슨을 죽였던 게 나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로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그래도 콜슨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잖아? 그에게 말을 걸었더니 아이 취급 하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 게다가 솔직하게 있으라느니. 정말 멋대로다. 그는 내게 많은 것들을 줄줄 말하게 만들었고, 덕분에 내 자서전을 대신 써줄 수 있을 정도로 나에 대해 잘 안다. 하지만 난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로키. 네가 나의 적이라는 것밖에는, 아직.

 결국 침묵을 참지 못해 무료하다고 말을 꺼냈다가 로키와 또 말다툼을 했다. 배려라느니 핑계라느니. 도통 알 수 없는 이야기뿐이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다.




- to be continue - 




Posted by 카레우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