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velous Picnic! 

*Request from N




 작은 평범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토니, 피터 봤어?”

 “못봤는데.”

 “큰일이군.”


 스티브는 연신 현관문을 바라보았다. 자주 볼 수 없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이 망할 아들 자식. 스티브를 걱정시키다니. 토니는 괜스레 심사가 꼬여 틱틱거리기 시작했다.


 “어디서 거미줄이라도 뽑아내고 있나 보지.”

 “토니.”

 “자식이 늦게 들어오는 게 뭐 특별한 일이라도 돼? 한창 즐길 나이잖아. 여자친구도 있겠다.”

 “토니. 또 뭐가 불만이야?”

 “불만 없는데.”

 “팔짱 끼고 있잖아…….”


 평소보다 예리하잖아, 쓸데없이. 토니는 투덜거렸다. 그리고 두 손을 들었다. 


 “Good. 팔짱 풀었다. 불만 없어. 그러니까 왜 큰일이라는 건데?”

 “어젯밤에 피터가 말하기를…….”


 요 근처에 새로운 테마파크가 생겼다고 한다. 물론 자신은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으니 별로 새로운 놀이기구라거나 4D 체험관에 끌리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고 한다. 차로 30분도 안 걸릴 만큼 가까운 게 신기하다고 했단다. 생긴지 얼마 안 되어서 자유이용권도 아주 저렴하고 3인 이상 가족이면 할인도 해주고. 

 

 “그래서?”

 “그렇구나. 라고 했지.”

 “그랬더니?”

 “안녕히 주무세요. 라던데.”

 

 토니는 피터가 왜 이 시간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끝이야? 스티브?”

 “아니, 그래서 걱정이 되던 참이었어. 혹시 어제 일 때문은 아닌가 하고.”

 “참 빨리도 걱정하는군. 스마트폰은 냉동실에 넣어놨나? 단축번호 지정도 해줬는데 왜 사용을 안 해.”


 특별히 자기와 커플폰으로 맞추어 줬더니만. 스티브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전자기기에 취약하다 해도, 자기가 특별 강습까지 해주지 않았던가. 손으로 조작하는 게 어렵다면 음성 인식 시스템으로 바꿔줘야 하나. 토니는 혀를 찼다. 스티브는 확실히 손이 많이 가는 사람임에 틀림없었다. 자기 자신은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 미국의 평화를 지킨다 하며 앞장서서 뛰어들지만 정작 자신을 돌보지는 않으니까. 

 모든 것의 우선에 자신을 두는 자기와는 달랐다. 

 그런 자신이 어쩌다가 옆에 저런 인간을 두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토니는 쩝 하고 단념했다.


 “그건……. 아직 다루기가 어려워. 차라리 옛날 전쟁 때 쓰던 무전기 방식의 전화기 없나?”

 “나무로 아이언맨 수트 만드는 소리하네. 사실 특별히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그냥 써. 더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 익숙해지라고. 내 마음 알지?”


 스티브는 입을 다물고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터치를 몇 번 하더니, 천천히 귀에 가져다 댔다. 토니는 그런 스티브를 보며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Good boy, cute boy. 말도 잘 듣네!


 “어, 어. 피터?”

 “잘 하네.”

 “????????”


 스티브가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귀에서 떼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피터가…….”

 “뭐?”

 “끊어버렸어.”

 “뭐라고??”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있나? 아니면 정말 스티브와 말도 하기 싫어서 끊은건가? 토니의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것을 본 스티브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 토니…….”

 “내가 해보지.”


 뚜르르 하는 신호음이 1초나 울렸을까. 피터가 바로 받았다. 통화중인 토니의 표정이 또다시 바뀌었다. 매우 한심스럽다는 얼굴로.


 “스티브. 네가 끊었다잖아.”

 “내가 끊은 게 아닌데?”

 “그 사랑스러운 볼살로 스마트폰을 짓눌러서 질식시켰나 보지. 얼굴에서 좀 떼어내.”

 “어……. 알겠네…….”


 그가 휴대폰을 내려놓자, 토니도 자신의 폰을 그 옆에 내려놓았다. 스티브는 스마트폰을 노려보았다. 볼만 대는 것으로 전화를 끊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문명의 이기였다. 아무리 봐도 큰 시계인데.


 “그리고 요번 주말 비워놔.”

 “왜?”

 “피터랑 얘기해놨어. 아, 어차피 자네 스케쥴은 내가 꿰고 있었지. 잘못 말했네. 일정 만들지 마.”

 “무슨 일이길래?”

 “갈 거야.”

 “어디?”

 “놀이공원.”


 그러니까, 시작은 평범했다는 것이다.




- to be continue - 


Posted by 카레우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