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메드림
NC-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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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가브리엘이 시선을 피하고 있어. 피터가 가브리엘의 턱을 잡고 있어서 시야가 완전히 비워지지는 않지만, 어쨌든.
"아직도 많이 아파?"
피터가 물어봐. 가브리엘은 입을 벌리지 않고 흐음. 목울대만 울리고 있어. 이게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 수가 없어. 피터는 가브리엘을 마주 보고 그를 따라하듯 흐음, 소리를 내. 가브리엘은 그런 피터의 얼굴을 도저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 세상에, 미쳤나봐. 왜 이러는지 자기도 모르겠어. 가브리엘은 피터의 침묵과 손으로 얼굴을 간질이는 행동을 참을 수 없어서 결국 입을 벌려.
"괜찮아. 나아졌으니까-."
이제 좀 떨어져. 라는 말을 차마 뱉지 못하는 가브리엘이었어. 피터의 손가락이 가브리엘의 입술을 쓸기 시작했거든. 그 손짓에 놀라서 가브리엘이 피터를 쳐다봐. 피터는 가브리엘의 입술을 살피고 있어.
"입술도 부었네......."
"으."
피터는 전혀 아무 생각도 없는 듯해. 그냥 의사가 환자를 관찰하듯이 가브리엘의 입가를 보고 있어. 가브리엘은 괜히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생각하겠지. 그래. 의사 앞에서는 옷도 다 벗을 수 있는데 뭐. 검사하는 것 뿐이야. 그냥 내가... 너무 오랜만에 사람과 이렇게 가까이에 있어서, 또 고마운 사람이라서,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라서 두근거리는 거겠지. 그래. 난 두려운 거야. 가브리엘은 그런 결론에 이르고는 긴 숨을 내쉬면서 마음을 차분히 해. 그리고 눈을 감지.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듯이.
피터는 가브리엘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면서 아까의 상황을 떠올려. 살짝 부어서 두툼한 입술 위에, 투명한 물이 덧입혀졌을 때의 그 매력을 생각해. 자신이 이때껏 본 어떤 입술보다도 매력적이었거든. 하지만 지금의 가브리엘 입술은 버석하고 말라서 안타까운 느낌이 들어. 확실히 아프긴 아프구나 싶고. 그렇게 윗입술을 쓸고 있으려니까 뜨거운 바람이 손가락 사이를 스치고 빠져나가는 게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니 가브리엘이 눈을 감고 있어. 훨씬 편안한 표정이야.
입술 만져주는 거 좋아하나?
피터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어. 그 다음 생각은 이어질 수가 없었지.
피터의 입술이 가브리엘의 입술을 덮었어. 가브리엘은 손가락과 다른 느낌에 눈을 번쩍 떠. 그리고 코앞에 있는 피터의 얼굴을 보고 당황하지. 피터는 눈을 감고 입술을 부드럽게 부대껴. 순간적으로 각자의 더운 입김도 섞이겠지. 가브리엘이 깜짝 놀라서 굳으니까 피터가 코를 부비면서 속삭여.
"괜찮아... 괜찮아."
부드럽게, 부드럽게. 피터의 입술이 자꾸 가브리엘의 입술을 스쳐. 아까랑 똑같이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거랑 다를 건 없는데, 아니 다른 거라면 뜨겁고 축축하다는 느낌이겠지. 가브리엘은 당황스럽지만 조금씩 진정해. 다만 피터가 점점 다가와서 어찌할 줄을 모르고 뒤를 짚어. 이, 이것도 치료야?? 그런 건가?? 당혹감에 가브리엘이 다시 피터를 불러.
"피터...?"
피터는 살짝 눈을 떠. 진짜 바로 눈앞에서 가브리엘의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대답하겠지.
"응?"
너무 가까워서 말할 때마다 입술이 스쳐. 가브리엘은 그걸 못 견디겠어. 심지어 자기가 숨을 내뱉는 게 피터의 얼굴에 닿았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까지 느껴지는 거야. 당연히 말을 더듬겠지.
"그, 그러니까 이게... 필요한 거야..?"
환자에게 필요한 조치냐고, 가브리엘이 돌려 묻고 있었지. 피터는 그 의미를 알아차렸어. 그리고 또 거짓말을 했지.
"그래."
그렇다면.. 가브리엘이 심호흡을 했어. 그것마저도 피터와 너무 가까워서 떨림을 감출 수가 없었지. 심호흡은 개뿔 호흡이 끊어졌다가 이어졌다가 하니까 피터가 가브리엘의 손을 잡았어. 떨리던 손이 그제야 잠잠해졌지. 피터의 손 아래에 있는 가브리엘의 손은 주먹을 꽉 쥐고 있었어.
다시 피터가 입술을 부딪쳐왔어. 둘 모두 눈을 감았지. 가브리엘은 점점 몸을 지탱하는 팔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껴. 피터가 다가올수록 뒤로 물러났는데 더이상 갔다간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어. 피터는 그런 가브리엘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입술을 뗐어. 그리고 혀를 내밀어서 자신의 입술을 핥았지. 가브리엘은 잠깐 피터가 떨어져준 것에 감사해서 허리를 바로 세웠는데
"가브리엘."
"응?"
"너 입술이 너무 말랐어."
피터가 다시 입술을 대. 이번엔 수분이 촉☆촉한 입술이었어. 가브리엘은 그 부드러운 느낌과 촉촉한 느낌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이었어. 케어 치고는 너무 자극적이잖아........... 내가 모르는 이런 종류의 케어도 있던가? 있겠지? 피터가 괜히 이렇게 날 미치게 하려고 일부러 행동하는 게 아니겠지? .....어. 가브리엘 머릿속에서 널을 뛰던 생각도 다음 순간 정지됐지.
피터의 혀가 가브리엘의 혀와 맞닿아 있었어. 순간적으로 머리와 몸이 정지된 가브리엘을 쓰다듬듯이 피터가 가브리엘의 입 속을 어루만졌어. 약을 발라줄 때처럼 세심한 손길 혀놀림이었지. 피터의 말랑한 혀가 입천장을 쓸었어. 아. 거기. 제대로 데인 부분이라서 좀 아팠어. 가브리엘이 눈을 찔끔 찡그려.
"으."
그 소리를 듣고 피터가 입을 떼었어. 피터도 조금 호흡이 빨라져 있었지.
"..아파?"
으, 피터가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아프면 안될 것 같은 거. 그래서 가브리엘은 눈을 다시 한번 꽉 감았다 뜨면서 말해.
"아니."
물론 피터는 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것도, 시선을 피하는 것도, 뻔하거든. 하지만 본인이 아프지 않다고 하니까. 계속해야지 뭐.
"아프면 말해."
"응."
이젠 아예 피터가 가브리엘의 입술을 집어삼킬듯이 키스하기 시작했어. 가브리엘이 숨을 삼켰지. 맞닿은 입술 사이로 둘의 혀가 부대꼈어. 넋이 나간 가브리엘의 혀를 피터가 갖고 놀다시피 했지. 말할 것도 없이 가브리엘의 몸이 점점 기울어졌어. 결국 참을 수 없었던 가브리엘이 피터의 팔을 잡았지. 뭔가 말해야겠는데 말할 수가 없었어. 피터의 빌어먹을 입이 그걸 막고 있었거든.
피터는 가브리엘의 허리를 잡아서 천천히 눕혔어. 그제야 입이 떨어졌어. 가브리엘이 혼란스러운 눈으로 피터를 올려다봤지. 둘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어. 가브리엘은 피터의 표정을 살피려고 했지만 피터의 머리가 불을 가려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어. 너무 어두웠지. 게다가 앞머리도 길게 늘어져 있는 거야. 가브리엘이 떨리는 손을 들어 피터의 앞머리를 넘겨주었어.
"피..터..?"
피터가 말없이 가브리엘의 손을 잡았어. 그리고 자신의 얼굴에 붙였지. 그 손에 짧은 키스가 이어졌고. 그제야 가브리엘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어. 하지만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 아니면, 믿지 않으려고 했다는 편이 맞을 거야. 피터는 가브리엘의 손에 대고 긴 숨을 내쉬었어.
피터 또한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지. 하지만 자신도 자신을 막을 수 없었어. 폭발하던 그때처럼. 피터는 가브리엘의 손을 잡아 내렸어. 그리고 몸을 숙였지. 가브리엘의 귀에 대고 속삭였어.
"걱정마. 이렇게 하면 금방 나을 거야."
내 갈망이.
가브리엘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어. 피터의 말은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절대적이었거든. 지금도. 가브리엘은 눈을 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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ㅏㄹ까랄라까라ㅏㄲ갂깔까랄ㄹ 난 여기까지밖에 못쓰겠어요
원래 키스하다가 눈뜨니 전부 꿈이었다 라는 설정이었음 꿈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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