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가 애매합니다 사일러대니 통칭 사대봇을 위해 썼습니다 (이거슨 조흐ㄴ 크로스오버다!!)
등장인물은 히어로즈의 사일..아 아니 가브리엘과 블라인드데이팅의 다니엘
두 분 트윗을 바탕으로 씀(+추가 분량 초큼!) 여성향 주의 달달함 주의 15금이려나?
For you two.
@GiveUrShoulder ♡ @JustAWatch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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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길을 대낮같이 걸으며, 다니엘은 아까의 상황을 떠올렸다. 통화 중에 들리던 그의 목소리.
불안해하고, 매달리다가도, 갑자기 뿌리쳐 버리고, 다시 붙잡는-.
손을 뻗어도 곧 사라져버리는 따스한 연기 같은 느낌.
다니엘은 그가 왜 이렇게 '정상'과 '비정상'에 큰 의미를 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따지면 앞을 볼 수 없는 자신이야말로 정상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잘 적응해서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인정하긴 싫지만, 다른 사람의 어깨에 기대지 않고서는 낯선 곳을 갈 수 없는 자신과 달리 가브리엘은 홀로 걸어다닐 수 있는 사람이 아니던가.
내게 어깨도 빌려주고 말이지. 다니엘은 중얼거렸다.
가브리엘의 집으로 가는 길목에는 행인이 많지 않았다. 과제를 모조리 해치우고 나니 꽤 늦은 시간인 탓이었다. 다니엘은 그것이 오히려 편했다. 휘적휘적, 걸음을 옮기면서 뻥 뚫린 길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평소처럼 누군가와 부딪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까.
흐응. 얇은 컨버스 사이로 익숙한 양감이 느껴졌다. 가브리엘의 집 앞 길이었다. 많이 놀라려나? 다니엘은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숨기지 않고 걸음을 빨리했다. 가브리엘의 목소리, 빨리 듣고 싶어.
Knock. Knock.
두 번 노크했다. 가벼운 나무문을 뚫고 가브리엘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점점 커지고, 다가와서, 짜잔. 문을 열겠지.
"누구-."
"개브!"
문이 열리자마자 다니엘은 가브리엘이 서 있는 바로 그곳으로 몸을 날렸다. 듬직한 몸을 꽉 껴안고 그의 가슴에 볼을 부볐다. 따뜻했다. 엄마와는 다른 느낌.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느낌. 그게 참 좋았다.
"!... 대니."
"으흥흥. 아, 진짜 보고 싶었어!"
가브리엘은 당황한 얼굴이었지만, 다니엘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다니엘이 정말 찾아올 줄은 몰랐다는 눈빛을 하고, 들어올렸던 팔을 내렸다. 그리고 조심스레 다니엘의 양쪽 어깨를 잡았다.
"...고마워. 일단 이거 놓고..."
가브리엘은 먼저 문 앞을 살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없었다. 확실히, 늦은 시간이었지. 이 시간에 혼자 찾아온 거야?
"왜~ 제대로 안아줘. 팔 여기다 두르고!"
다니엘이 가브리엘의 팔을 잡아다가 자신의 허리에 착 붙였다. 가브리엘의 생각이 끊겼다.
"......."
자신의 두 팔 안에 가득 담긴 다니엘을 보자, 가브리엘은 더더욱 할말을 잃었다. 무어라 대꾸할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아니, 사실은 너무 여러 생각이 떠올라서 입 밖에 내뱉을 수가 없었다. 불가능했다.
답이 없자, 다니엘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아직도 삐졌어?"
"....... 아니. 아니야... 따뜻하다."
품 안에서 기분좋게 울리는 심장 박동. 마치 작은 짐승을 껴안은 기분이었다. 가브리엘은 다니엘을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동시에 울리는 두 개의 심장 소리란 꽤나 강렬해서, 한 번 붙어버린 이후에는 다시 떨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중독성이 있었다.
아, 미치겠다.
가브리엘은 자기도 모르게 팔에 힘을 주었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몸. 연약한 몸. 내 것. 내 다니엘.
너무 예뻐. 손아귀에 가두고 싶을 만큼. 하지만...
"....... 대니."
다니엘은 가브리엘의 팔이 자신을 단단하게 조여오자 살짝 불안해졌다. 정말 화가 많이 났나봐.
"으응. 혀엉. ...어. 큼. 개브. 응."
애교를 부리다 말고 정신을 차린 다니엘이었다. 가브리엘이 빛나는 갈색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형'이라고? 대니?"
"음. '오빠'는 변태 같잖아. 아하하."
"흐음. 그래서 문 열리자마자 '형' 품에 뛰어들었어?"
다니엘의 웃음 소리에 가브리엘의 굳었던 팔도 천천히 내려갔다. 그의 마음도 차분해졌다. 놀라웠다.
허리케인처럼 휘날리던 생각들도 다니엘의 웃음 소리만 들리면 사르륵 가라앉았다.
"화 풀렸어?"
"....... 괜찮아. 시간 있어? 잠깐 들어와 앉아."
굳었던 마음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지금은 괜찮은 척 할 수 있었다. 잠깐이라도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 괜찮아지겠지. 가브리엘은 고개를 돌리며 생각했다.
"형 나 자고 가도 돼?"
"자고... 뭐?"
"한 번 물어봤어. 허락 안 해 줘도 자고 갈 거야."
다니엘이 씨익 웃었다. 가브리엘은 그 웃음에 다시 한 번 심장이 멎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 느낌을 감추기 위해 아무 말이나 주워섬길 필요가 있었다. 과제, 과제 있다며. 너 임마. 과제 때문에 못 만난다고 했잖아. 빌어먹을 과제 말야.
"...... 음. 과제는. 다 끝내놨어?"
"응. 힘냈어! 자기 보려고. 잘 했어?"
"어......."
역효과였다. 젠장맞을.
...내가 대체 네게 뭘 해줘야 할까. 넌 이렇게 내게 달려와 주는데. 나는...
칭찬을 바라듯 헤헤, 웃고 있는 다니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시선을 돌렸다. 어차피 다니엘은 모를 테니까.
"잘 했어. 착하기도 하지. 대니 어린이. 도장이라도 찍어 줄까요?"
"간식은 안 줘요. 선생님?"
"우리 대니. 배 고파요? 뭐가 먹고 싶어요."
"개브요오오-...는 장난이고 쿠키 있어?"
"......."
너 그럴 때마다 내 심장이 멈춰. 0.3초간 멈춘다고. 네가 날 죽이는데, 이렇게 죽일 것 같은데.
이럴 때 정상적인 반응이란 게 대체 뭐냔 말이야.
네가 날 죽이기 전에 널 죽여야 해? 그래?
"쿠키는 없고 프링글스 두 통 있는데."
간신히 단어를 끄집어냈다. 다니엘은 환호하는 표정으로 문을 닫고 집 안에 들어섰다. 그래, 이제 아주 네 집이지.
"나 프링글스 좋아해."
"오리지널하고 멀티그레인. 어떤 거? 일단 앉아 봐. 그... 휴. 그래. 네 소파에."
"오리지널. 앉았어."
다니엘이 소파에 기어올라가는 사이에, 가브리엘은 찬장을 열고 프링글스를 꺼냈다. 바로 옆에 쿠키가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냉장고를 열며 다니엘을 불렀다.
"....... Coke?"
"오렌지 주스 갖고 와서 여기 앉아."
다니엘이 소파 위를 토닥거렸다. 얼른 와, 얼른 와, 하고 강아지가 꼬리를 탁탁 치대는 것 같았다.
"여기. 네 오른손 두 뼘 옆. 안 쏟게 조심하고..."
"응."
가브리엘이 옆에 앉자, 다니엘이 다시 입을 열었다. 많이 고심한 끝에 정리한 자신의 생각이었다.
"있지. 개브가 잘못한 거 없어. 우리 사귀는 사인데... 매일매일 보고 싶은 게 맞는 거지. 나도 개브 보고 싶어서 혼났어."
"......."
"하나도 안 이상해."
다니엘이 조곤조곤 이야기하자, 가브리엘은 가슴 한 구석에 먹먹했던 것이 천천히 녹아 흘러내리는 기분이었다. 통화를 하면서 잠깐, 그래, 갈라졌던 상처에 부드럽게 약을 발라주는 느낌. 하지만 그 속에는 더 단단한 것이 자리잡고 있었다. 절대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것. 절대로, 절대 다니엘에게만큼은 보일 수 없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에게만큼은 털어놓고 싶은 것...
"대니. 난..."
"응. 나 듣고 있어."
"난... 난 두려워. 대니."
가브리엘이 주먹을 쥐었다. 두려웠다. 알지 못하는 것, 알 수 없는 것 때문에 두려웠다. 자신이 두려웠고, 그 자신을 아는 것조차 두려웠다. 그 뒤에 뭐가 숨어 있을지- 괴물일지, 혹은 또다른 것일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 자신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절망적이었다. 이것은 자신조차 고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한 자리에서 튕기는 시계 초침처럼 고장난 거야. 뭐가 정상이고, 뭐가 비정상인지. 전혀..."
"쉬이. 괜찮아. 당신이 내게 잘못하는 건 없을 거야. 아직까지도 한 번도 없었잖아."
"...넌 절대 모를 거야."
절대로. 알게 두지 않을 거야. 알게 되면 네가 어떻게 나올지... 그것조차 알 수 없으니까. 두려우니까. 생각하기조차 싫다.
"적어도 지금 나한텐 자기가 너무 사랑스러운데. Chu. 자기한텐 아니야?"
다니엘이 부드럽게 가브리엘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턱을 잡고 입술을 맞췄다.
입술이 떨어지자 가브리엘의 시선이 다니엘의 입술에 머물렀다.
분홍빛. 아, 다니엘. 사랑스럽다는 단어는 네 입술에나 쓰는 거겠지. 내가 아니라.
이번엔 가브리엘이 다니엘의 턱을 쓸었다. 그가 어떻게 말할지 생각하기도 전에 먼저 말이 튀어나왔다.
"대니."
"으응?"
"키스해도 괜찮아?"
"나도 잘은 모르지만 그런 거 물어보는 남자는 매력 없댔어."
멍청아. 어느 게 정상인지 아닌지 모른다니까. 가브리엘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니엘의 입술을 쓸었다.
"나도 잘 모르지만 그건 명백한 허락이겠지."
"얼마나 대단한 키스를 하려고 자꾸 뜸을-."
자꾸 오물거리는 입술을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서, 삼켜 버렸다. 핥고, 쓸고, 먹었다.
"...대니. 내 다니엘."
가브리엘의 팔이 다니엘의 목을 껴안았다. 다니엘은 순순히 안겼다. 그리고 자신도 그의 머리를 팔 안에 가두었다.
"보고 싶어서. 미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미안- 미안해..."
너무나 소중해서, 한 올도 남김없이 자신의 입 안에 가두고 싶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호흡조차 전부.
그러니 빠져나가게 둘 수 없었다.
"예전처럼. 네가 없던... 빛이 없던 그 때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다시 갈망에 미쳐버릴 거라고..."
속에서 말들이 두서없이 튀어나왔다. 울음 대신, 응어리져서 엉켰던 악몽들이 하나하나 풀어졌다. 그럴수록 가브리엘은 더 진하게 다니엘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숨이 막혀 죽어도 상관없었다.
"대니. 나한텐 네가 너무 절실히 필요해. 하루라도 떨어지면... 그러면..."
사람이 죽어나가.
"지금 네가- 키스하고 있는 건. 후으..."
가브리엘의 입이 쉴틈없이 부딪쳐 오는 통에 다니엘은 제대로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누군데? 나 여기 있다니까."
"가지 마. 여기... 하."
입을 붙이고, 혀를 부대끼면서, 폐의 한계를 시험이라도 하듯 호흡을 섞었다가, 잠깐 떨어졌다.
"여기 있어. 가지... 가지 마. 가지 마. 아무데도... 사라지면 안 돼. 가지 마..."
"으응. 음... 잠깐.. 응. 잠깐만..."
"가지. 말라고. 여기서..."
다니엘이 말을 하려고 입을 뗄 때마다 다시 가브리엘이 덤벼들었다. 소파 등받이에 파묻힌 다니엘이 자유로운 손으로 가브리엘의 등을 쓸었다. 그리고 달래듯이 토닥여 주었다. 하지만 가브리엘이 도통 멈추질 않아서, 결국 가브리엘과 입을 맞댄 채 다니엘이 중얼거렸다. 서로의 이가 스치며 묘한 소리가 났다.
"개브- 개브... 잠깐만..."
"왜... 하. 왜."
"......."
"...대니."
"개브."
다니엘은 말해도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말하고 싶었다. 그 마음에 기대어 입을 열었다.
"좋아해. 조금은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해."
"...... 나는..."
가브리엘의 코에 자신의 코를 비비며, 다니엘이 말을 이었다. 가브리엘의 불안,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감정을 날려버리기 위해서 다니엘은 뭐든 할 수 있었다.
"있지. 음... 이렇게 말하자. 내가 당신이 말했던 그 진흙 속에서 당신을 꺼내 줄게. 다시 거기로 가지 마."
가브리엘, 너의 그 진흙 속엔 뭐가 있었을까. 나는 볼 수 없겠지만.
"..너라면 할 수 있겠지."
"응. 할 수 있어."
가쁜 호흡 사이로 짧은 입맞춤 소리가 났다. 다니엘이 먼저 입술을 건네고 떨어지자, 가브리엘이 답하듯 되돌려 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 따스한 공기와 숨소리가 차올랐다.
"...... ...있잖아."
"음... 말해."
"사실 쿠키 있어."
가브리엘은 수많은 고백에 이어 한 개의 고백을 추가했다.
"............ 아까 일부러 안 준 거야? 삐져가지고?"
"시끄러."
다니엘이 웃음을 터뜨렸다. 가브리엘은 미간을 모았다. 딱히 삐진 건 아니었다. 주기 싫었을 뿐이지.
"푸훗. 푸후후. 아저씨가 왜 이렇게 유치해요?"
"그 말 후회하게 해 줘? 유치의 끝까지 가 보자. 뽀뽀 한 번에 쿠키 하나씩이야. 임마."
"오호라. 해 보자는 거야? 쪽! 하나."
".......... 말을 잘못했네. 키스 일곱 번에 쿠키 한 조각-."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니엘의 주먹이 가브리엘을 응징했다.
"주먹 한 대엔 몇 개야?"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
착하게 일어서서 부엌으로 가는 가브리엘에게, 다니엘은 손을 흔들며 배웅해 주었다. 키스 한 번에 쿠키 하나라. 괜찮네. 맛있겠다.
"아까 키스 몇 번 했지?"
"32번."
"쿠키 한 통에 서른 개쯤 되지?"
가브리엘이 쿠키 박스를 탁자에 내려놓았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소리에 다니엘이 가벼운 탄성을 질렀다.
"다 먹을 거면 밤새 키스해도 모자를 걸."
"큰일났네."
다니엘이 쿠키를 집어 먹으며 웃었다.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였다.
"나 사실 칫솔 안 가져왔어."
"내가 있잖아."
"개브가 내 칫솔이야?"
"시험해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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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니엘은 입 안이 깨끗해졌다는 디 엔드........
제가 마무리를 잘 못해서요 이해해주세요 야하게도 못써요
그래도 내 점심시간 다 바쳐서 씀 점심도 안 먹음 대신 애정 먹었음다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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