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팍커크(Spirk) 분자라면 지나가다가도 뒤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썰
연성러라면 손대어 보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썰
생도커크와 교관스팍 썰 저도 써보았습니다
분위기는 스팍이 몰래 커크를 눈여겨보고 있는 스토커적 느낌? 코바야시 마루 테스트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스팍은 조지 커크에 대해 그를 바람직한 함장으로서의 모델이라 생각하지. 그래서 과학 장교라서 본인은 테스트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지휘부를 위해 그 테스트를 제작했던 거야. 그리고 그 아들인 제임스 커크가 스타플릿에 들어왔다는 소식도 아마 제일 먼저 알았을 거야.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그의 소식은 언제나 실망스러웠지.
청문회 장면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커크는 그때 스팍을 처음 봐. 하지만 스팍은 그가 스타플릿에 들어왔을 때부터 자세히 주시하고 있었어. 그가 스타플릿에서 수없이 사고를 치고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파이크가 두둔해주었지만, 스팍은 점점 커크가 아니꼬와져. 아버지의 명성과는 전혀 달랐던 거야.
사실 커크도 나름대로 고생을 겪었어. 이 부분은 되게 해리포터 같은데, 해리가 아버지의 후광이랄까, 과거랄까, 그런 것 때문에 굉장히 유명세를 타잖아? 커크도 아마 그랬을 거 같아. 겉으로는 개의치 않은 척 했어도 속으로 신경이 쓰였을 거라고. 그래서 더 삐딱선을 탔을지도 몰라. 난 조지 커크가 아냐. 난 그런 유명한 사람이 아니고,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라고. 그건 내 아버지고, 난 나야. 난 제임스 커크라고. 심지어 그 인간은 날 한 번 안아준 적도 없어. 내가 태어났을 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함장석에 앉아 있었으니까.
그런데 또 그걸 어떻게 말하겠어. 조지 커크에 의해 살아난 사람들이나 그 후손들은 그를 거의 영웅시해. 행성 연방에서 그날을 페더레이션 데이(연방의 날)로 지정하고 기념일화한 것도 한몫했지. 그날은 거의 축제의 날이야. 동시에 커크에게는 생일이고, 아버지가 죽은 날이야. 그 모든 걸 감당하는 건 본인의 몫이었어. 아무리 사람들이 아버지를 칭송해도 본인에게는 무책임한 사람으로 이미 결정되어 버린거든. 커크는 솔직히 자신이 그 상황에 있었다면 자식을 선택했을 거라고 생각해. 물론 그런 상황 자체를 받아들일 생각도 없지만. 그래서 코바야시 마루 테스트도 해킹한 거고. 불리한 상황 따위는 자신의 인생에서 더이상 용납할 수 없는 거야. 태어날 때 한 번 겪은 것으로 족해.
더 웃긴 건 커크는 빌어먹게 똑똑해. 이것도 해리랑 비슷한가? 그래서 다른 교관이나 생도들도 커크가 스타플릿을 종횡무진하고 다녀도 뭐라 말을 못 하는 거야. 커크에게는 두 종류의 팬이 생겼지. 자신의 이름만 대도 꺅꺅대면서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고자 하는 여생도들과, 그의 카사노바적 행태에 눈살을 찌푸리는 안티팬들. 물론 스팍은 후자였어.
그런데 스팍은 날이 가면 갈수록 커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교관들이 종합 평가를 할 때면 스팍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에서 커크에게 논리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태도 평가에서는 언제나 최하점을 줬어. 커크는 개의치 않았지. 성적 따위에 신경쓰기에는 사는 게 바빴거든. 본즈도 자기 일 때문에 바빴고. 스팍은 커크가 함장이 되기에는 어딘가 결점이 있다고 생각했어. 분명했지. 저 상태로 함교에 들어갔다간 함선을 말아먹고 말거야. 그건 논리적인 판단이었지.
zip zip하고 스팍이 커크를 불러냈어. 그의 연구실에 들어온 커크는 삐딱하게 서 있었지. 붉은 생도복은 스팍의 검은 교관복처럼 각이 잡혀있진 않았지만 단정했어. 본즈의 솜씨였지. 스팍이 다시 입을 열었어.
커크 생도. 당신의 태도에 대해서 몇 번이나 지적이 들어왔다. 시정 명령이 전달되지 않았나?
커크는 귀를 후비적거렸지. 스팍은 그 불성실한 태도에 신경이 쓰였어. 도대체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게 없었지.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입밖에 내는 말 또한 그랬지. 커크의 반항기가 묻어나다 못해 뚝뚝 떨어지는 말투는 스팍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어. 스팍은 커크를 제대로 교육시키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미 파이크의 허락을 맡은 뒤였지. 스팍이 뒷짐을 진 채 위압적으로 노려봤지만 커크는 아랑곳하지 않았어. 보통 스팍이 그렇게 나오면 꼬리를 말곤 하는데, 커크는 겁이 없는 건지 무모한 건지 모를 일이었지. 스팍은 그에게 산더미의 과제를 내주는 것으로 처벌을 대신했어.
이후 '뾰족귀 개새끼'는 커크의 말버릇이 되었지. 그가 내준 과제를 하느라 여자들과 놀러나갈 시간도 없었어. 스팍은 네가 그렇게 잘났다면 어디 3일만에 이걸 다 해봐라, 라는 식으로 그의 자존심을 자극했고 커크는 그걸 이틀만에 해갔지. 그러면 스팍은 그것보다 더 많은 과제를 내줬어. 커크는 분통을 터뜨렸지만 만약 그 과제를 해오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사고쳤던 모든 것을 통틀어 처벌당할 게 뻔했어. 낙제를 하거나 정학을 먹을 게 뻔했지. 하지만 스팍이 세번째로 과제를 내주었을 때, 커크는 그것을 받으면서 이미 때려치겠다고 결심을 한 뒤였지. 처벌할 테면 처벌해봐라, 라는 심정이었어.
이틀 뒤에도 사흘 뒤에도 소식이 없자 스팍이 커크를 호출했어. 커크는 내심 찔렸지만 호기롭게 스팍의 연구실에 들어갔지. 스팍 또한 커크가 결국은 자신의 과제를 포기할 거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이건 구실에 불과했지. 그가 자신에게 책잡힐 구실. 담당 교수가 아님에도 논리적으로 그를 처벌할 수 있는 이유.
과제는?
안 했습니다.
커크의 그런 당당함에는 사실 스팍도 약간 놀랐어. 하지만 지지 않고 맞받아쳤지.
사유는?
없습니다.
결국 스팍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어. 이거 뭐 어쩌자는 거야. 잘못해놓고 뭐 저리 당당해.
제임스 T. 커크. 생도는 과제를 수행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그것을 완수하지 않았다. 한 번 경고를 주지. 이틀 뒤까지 과제를 제출하도록.
커크가 발끈하며 대들었어. 왜 자신만 이렇게 괴롭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
왜입니까? 이딴 과제가 뭐가 도움이 된다고!
'이딴'? 그 사고방식을 고쳐주려는 거다. 제임스 커크. 생도는 함장으로서 매우 적합하지 않은 사고방식과 태도를 소유하고 있어. 지휘 체계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높지.
스팍의 말에 커크도 지지 않고 소리쳤어.
거짓말 마시죠. 그냥 제가 싫은 거 아닙니까?
난 생도에게 아무런 사적인 감정도 갖고 있지 않아.
웃기지 마.
커크의 대답이 짧아졌지. 스팍 또한 눈썹을 세웠어. 커크가 성큼성큼 다가와 그의 멱살을 쥐려했지. 스팍은 그대로 그의 팔을 돌려 제압했어. 스팍이 그렇게 힘이 세리라고 생각치 못했던 커크는 깜짝 놀랐지.
빠져나가봐.
스팍의 도발에 커크는 이를 악물고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소용 없었어. 그제서야 외계생물학 시간에 배운 벌칸의 종족 특징이 기억났지. 인간보다 힘이 세 배는 세다고 했던가. 커크는 포기하지 않았어. 그래서 스팍은 그가 더 미련하다고 생각했지.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는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행동을 했어야 해. 힘이 아닌 지능, 대화, 타협 등으로.
놔...!
커크가 이를 갈자 스팍이 뒤로 꺾은 팔을 더 세게 잡아당겼지. 어깨가 빠질 것처럼 고통스러웠어. 스팍은 비명을 참고 있는 커크에게 대고 분명하게 말해주었지.
네가 함장이고, 내가 적이라고 간주해봐.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갈 거지?
아예 이런 상황이 오지 않게 만들거야...
그건 정답이 아냐. 커크 생도. 전술 평가에서 어떻게 만점을 받은 건지 의문이군.
커크는 교관 앞이라는 것도 잊고 욕설을 내뱉었어. 스팍이 그대로 그를 넘겨 바닥에 눕혔지. 벌칸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인 touch-telepathy 때문에 커크의 분노와 억하심정 등등이 자신에게도 그대로 느껴졌어. 스팍은 거기서 자제해야한다고 생각했지. 스팍은 그에게서 떨어져서 다른 과제를 주었는데, 여느 때보다도 많은 과제였어. 인간이 이틀내에 하기에는 무리인 과제였지. 스팍은 커크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면 미리부터 포기하는 성향이 있다는 걸 알았어. 그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지.
다 했다고?
해오라고 하셨으니까.
이틀 뒤 다시 그의 연구실에서, 커크는 다시 그 앞에 섰어. 스팍은 적어도 커크가 노력하다 정 안되면 하던 것만이라도 들고 올 줄 알았지. 코바야시 마루 테스트도 그렇고, 그 상황에서 대처하는 모습을 보려던 거지 정말 그 과제를 해내오길 기대하는 건 아니었거든. 그런데 커크는 진짜 해온거야. 스팍은 믿을 수 없었지. 커크가 나가고 과제를 검사하던 중에 스팍은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어.
이 과제가 그가 혼자 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지. 역시 커크, 그럼 그렇지, 주변 친구들을 동원해서 과제를 한 거야. 밥을 사줬든지 돈을 줬든지 어떻게든지 해온거야. 스팍은 커크가 홀로 이 과제를 하며 성장하기를 바랬기 때문에, 이 결과는 또 자신이 원한 결과가 아니었지. 그가 아무것도 안 하고 빈손으로 왔어도 화가 났긴 했겠지만.
커크는 또다시 호출당했어. 그도 짜증이 났어. 왜 자신만 그런 불합리한 과제를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또 그 빌어먹을 자식과 대화해야 하는지. 커크는 호출을 무시하고 외출해버렸어. 나중에 그것에 대해 추궁받으면 몸이 안 좋았다느니 못 들었다느니 변명할 생각이었지. 안 들키면 되잖아. 안 들키면. 커크는 여전히 그놈의 사고방식을 못 버린 거였지.
그렇게 24시간 이상 커크의 행방이 묘연해졌어. 마치 그대로 도망친 것 같았지. 스팍은 그렇게 생각했어. 자신이 추궁하려는 것을 알고 미리 몸을 피한 것이라고. 하지만 무조건 위험을 회피하는 태도 또한 함장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냐. 스팍은 결국 그를 찾아나섰어. 그를 발견한 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술집이었지.
응? 쓰다보니 길어졌다...
'▷썰을 썰어요 > 생도커크와 교관스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트렉 생도커크와 교관스팍 썰5 (스팍커크) (암호: 더티블러드와 동일) (8) | 2014.01.29 |
---|---|
스타트렉 생도커크와 교관스팍 썰4 (스팍커크) (7) | 2014.01.27 |
스타트렉 생도커크와 교관스팍 썰3 (스팍커크) (4) | 2014.01.25 |
스타트렉 생도커크와 교관스팍 썰2 (스팍커크) (3) | 2014.01.23 |